20240420 교토 여행

아침 식사 📌 Lorimer Kyoto

오늘의 아침 식사

아침이라고 해야하나 점심이라고 해야하나 호텔 체크아웃 시간인 오전 11시 쯤이 되서야 눈이 떠졌다.

느지막이 나왔다. 일본식 아침 식사를 하고 싶었는데 근처에 적당한 곳이 있어서 한 끼를 먹었다. 식당은 바처럼 되어 있는 구조였고 주문을 받으면 눈앞에서 조리가 시작된다.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시는 모습을 보니까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아 신선했다. 주방이 공개되어서 그런지 청결했고 무엇보다 음식에 정성이 느껴져서 좋았다.

주요 일정 📌 니넨자카, 산넨자카, 기요미즈데라

오늘은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걸쳐 기요미즈데라를 가기로 했다. 니넨자카, 산넨자카의 '자카'는 일본어로 고개를 의미하고 기요미즈데라는 물이 맑은 절을 의미한다고 한다. 한국어로 청수사라고도 한다.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이라 안 가볼 수가 없었다.

멀지 않은 길이고 오늘은 기요미즈데라를 보고 오는 일정이 끝이라 딱히 서두를 필요도 없었기에 숙소에서부터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사실 잠을 많이 자서 체력도 많이 있었고 교통비가 아깝기도 했다. 걸어 가는 길이 참 이뻤다. 꽃도 여기저기에 만개해있어서 교토의 봄을 느낄 수 있었다. 딱히 한국 블루보틀과 차이가 있는 건 아닌데 왜인지 일본에 가면 항상 현지 블루보틀을 가곤한다. 이곳 블루보틀에서 커피도 한 잔 마셨다.

가모 강에서 맹금류를 보았다..! 맹금류는 겁도 많고 눈치도 빠른 편이기 때문에 도심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새라 영상이 아닌 실제로 본 건 고성에서 독수리 체험했을 때 밖에 없었는데 교토에서는 그냥 도심에서 맹금류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멀리서 날고 있어서 매인지 독수리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날고 있던 까마귀와는 크기 차이가 확실히 났다. 매 특유의 휘리릭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으니 아마 매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도심에서 기대도 하지 않았던 맹금류를 보다니 정말 행운이었다. 🍀

니넨자카, 산넨자카 길 풍경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깨끗한 길거리 환경이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릴 엄두를 못 내게 만드는 것 같았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길에 쓰래기가 없었다. 중간 중간에 신사가 있었는데 사실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라서 겉에서 구경만 슬쩍하고 다녔다. 이 거리에 역사가 깊은 음식점들이 많다고 한다. 아쉽게도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 딱히 배고프지는 않아 밥은 먹지 않았다. 대신에 녹차 아이스크림 하나를 간단하게 먹었다.

청수사는 산에 위치하고 있고 주변에 큰 건물들이 없어서 숲을 조망할 수 있다. 첫 번째 사진에서 들고 있는 건 청수사 입장 티켓인데 이게 계절마다 그림이 바뀐다고 한다. 지금은 봄이라 벗꽃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일본인들은 소소하지만 이런 걸 잘 챙기는 것 같다.

📌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청수사를 다녀오고 일정에 여유가 있어서 후시미이나리타이샤를 갔다. 거리가 좀 있어서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갔다. 두 번째 그림에서 보이듯이 저렇게 생긴 문이 산행길에 쭉 세워져있다. 문(門)한자를 닮은 모양이라 좀 신기했고 의미도 궁금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저 기둥문의 정체는 토리이라고 불리며 신의 영역과 인간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럼 저 기둥문 한 가운데 있으면 신의 영역과 인간 세계 중간에 위치하는 건가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가는 길은 온통 저 토리이와 나무들 밖에 없었다. 계속 올라가던 중에 멧돼지가 출몰한다는 문구가 있는 장소가 있었다. 가지말라고 하면 가고 싶은게 본능이라 문을 열고 가봤는데 와보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안 가봤으면 정말 궁금했을거다. 막상 가보니 그렇게 위험한 곳은 아니었고 그냥 평범한 대나무 숲이었다.

저녁 식사 📌 Wagyu Yakiniku Waya

저녁은 고베규를 먹으려다 고기 가격이 비행기 가격하고 비슷하길래 이건 아닌 것 같아 빠르게 포기했다. 그래도 여행은 왔는데 맛있는 거 하나쯤은 어느정도 돈을 주고 먹고 싶었다. 그래서 고베규 대신 와규를 먹기로 했는데 와규도 일반적인 저녁 식사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그나마 이해 가능한 가격 수준이라 와규를 먹는 걸로 합의를 보았다. 예약을 해야 수월하게 입장이 가능하다길래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정상에서 전화로 예약을 했었고 기다림 없이 입장하여 바로 먹을 수 있었다. 고기는 각 테이블에서 개인이 굽는 형식이었고 굽기 전 부위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면서 어느 부위를 먼저 구워먹고 어느 부위는 나중에 구워먹으라고 말씀도 해주셨다.

 

첫 번째 사진은 와규 스테이크였고 정말 부드러운 고기와 맛있는 기름 맛이 나서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두 번째 사진은 우설인데 우설은 처음 먹어보는 부위라 먹을 때 식감이 어떨지 궁금했었다. '이건 혀다'라고 계속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진짜 혀를 씹는 느낌이나서 징그럽기도 했지만 의외로 맛이 있었다. 징그럽지만 또 먹어보고 싶은 맛이었다. 세 번째 사진은 드래곤 스테이크라고 하는 돼지 양념 구이인데 마지막에 먹어서 그런지 특별한 맛은 아니었고 괜찮은 돼지 양념구이 맛이었다.

 

하루가 금방 갔다.